대개는 그런 법이다.
달콤하고 뽀송뽀송한 기분은 얼마 가지 않는다는 거-
결혼식을 준비하다 보면 소모되는 시간만큼 만족스러움은 채워지지 않고
허둥지둥거리다 시간만 흘러 신경질은 머리 끝까지 뻗쳐버리고 만다.
그래서 웨딩 플래너가 필요한가 보다.
영화 '신부들의 전쟁'을 보며 리브와 엠마의 날카로운 송곳같은 마음도
둥글둥글 토닥여주는 메리언 싱클레어에게 무한한 박수를 보냈다.
맨하튼에서 가장 유명한 웨딩플래너, 메리언 싱클레어!
그녀는 누구나 한번쯤 꿈꿨던 결혼을 성사시켜주는 위대한 힘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리브와 엠마도 그녀를 찾았갔었지.
6월의 플라자 호텔에서 초호화 결혼식을 올리는 것.
메리언만이 갖고 있는 6월의 플라자 호텔 예약 건.
허허. 호탕하게 웃던 메리언에게 아찔한 사건이 발생한다.
비서의 실수였지만 메리언은 프로답게 일을 척척 처리해간다.
베라왕 웨딩드레스.티파니 반지.3단 웨딩케익.
여자라면 결혼 위시리스트의 상위는 한번도 빼놓지 않고 오를 내렸을 이름.
- 베라왕 웨딩드레스
- 티파니 반지
- 3단 웨딩 케익
여자의 마음은 여자가 안다고,
메리언은 리브와 엠마가 원하는 스타일을 딱 꿰차고 있다.
조용하고 차분한 성격의 엠마는 우아하고 낭만적인 미니멀한 스타일로,
자기 중심적이고 경쟁심이 많은 리브는 금빛 장식이 많은 화려하고 트렌디한 전통식을 추천해준다.
현실 세계의 웨딩 플래너의 필수 조건도 바로 " 눈치 빠른 취향 파악"이 우선이라고 할 수 있겠다.
오고 가는 대화 속에서 신부의 취향과 분위기를 파악하고 최적의 정보를 공유해준다.
실제로 웨딩플래너는 신부와 많은 대화를 나누고 그녀들이 원하는 범주 내에서 도움을 준다.
다리품 팔며 정보와의 싸움으로 날카로워진 신경을 신랑에게 쏟아부어야 했는데,
웨딩컨설팅을 통하니 뽀송뽀송한 기분 그대로, 사랑스러운 모습 그대로 신랑을 대할 수 있게 되었다.
토닥토닥. 싸우지 말아요-
20년간 죽마고우였던 두 신부 리브와 엠마.
웨딩마치의 주인공이냐, 들러리냐로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는 두 사람.
결혼 준비 스트레스로 인해 예민해진 상태를 브라이드질라(Bridezilla)라고 한다.
신부를 의미하는 Bride와 영화 Gozilla의 합성어인데,
아름다운 신부를 고질라에 빗대어 표현는 걸 보면
한국이든 미국이든 결혼 준비 시기의 신부는 어쩔 수 없이 히스테릭하게 변하나 보다.
'신부들의 전쟁'은 감독만 제외하고 100% 여성 제작진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스텝의 경험담이 그대로 녹아있는 진실한 여자 이야기이기에
영화만 제대로 섭렵해도 여자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알 수 있겠다.
웨딩플래너 메리언은 신부들에게 친구가 되기도 하고 엄마가 되기도 한다.
결혼 준비의 어려움을 알기에 리브와 엠마 사이에서 마음을 다독여준다.
프로답게 그녀들의 급박한 기분 변화에도 온화한 미소를 잃지 않는다.
책임을 다하고 신뢰에 보답하려는 자세,
그것이 메리언이 유명 웨딩플래너로 명성을 떨치는 이유가 아닐까.
실제 웨딩플래너 역시 결혼 준비에 지친 예비 신랑신부의 마음을 헤아려준다.
누구나 힘들고 예민해지는 시기이기에 그럴 수 있다.
날이 선 마음을 다독여주고 결혼 준비의 스트레스를 줄여준다.
메리언의 말이라면 모든지 척척척?
영화 속 메리언은 웨딩플래너만의 특권을 갖고 있다.
플라자 호텔 예약을 얻어내고, 결혼 준비에 있어 전반적인 핸들링을 한다.
또한 실수한 비서를 바로 그자리에서 해고 시키는 등 권위있는 모습을 보이곤 한다.
실제 웨딩플래너는 업체 간의 긴밀한 유대 관계에 의해 보다 많은 혜택을 줄 수는 있지만
그 자체의 권위나 특권을 갖는 것은 아니다.
그 동안의 예식 노하우를 통해 결혼 준비시 진행을 돕고
업체 방문시 동행하여 섬세한 부분까지 챙기는 것이 플래너의 몫인 것이다.
'서로 다투는 신부'라는 흥미있는 주제의 영화...
현대적이고 화려한 모습이 가득했던 이 막장 결혼식은
우리에게 필요한 웨딩플래너 모습을 넌지시 보여주고 있었다.
프로패셔널하지만, 따뜻한 배려심을 담은 웨딩플래너.
그것이 메리언을 통해 바라본 웨딩플래너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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